오늘 새벽에 생각보단 적은 양이었지만
지리산 자락에도 첫 눈이 내렸군요.
저녁 날씨를 보니
충청도 서해안 지역에도 산발적으로
눈이 날릴 모양입니다.
화요일까지 마지막 가을 단풍 본다고
정신없이 전국을 다녔는데
사람 맘이 간사하게도
눈 소식에 찍어온 사진도 안 보고
겨울 사진만 꺼내서 보고 있네요.
겨울 사진도 본 김에
오늘은 전라도 겨울여행코스로는
아직은 전국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
내장산 국립공원의 겨울 풍경을 꺼내 봅니다.
가을이면 전국에서 몰려든 단풍여행객들로
입구부터 아수라장인 전국 단풍 명소인 내장산
허나 많은 분들이 겨울 여행지로는 생각을 안 하시더군요.
저는 가을에 갔다가
오히려 웬만한 국내 겨울여행지 베스트보다 더 멋진 풍경을 보여줄 것 같아서
겨울동안 계속 전라도 날씨를 살피다가
눈 소식에 멀지만 울산에서 가족과 함께 밤 새 달려가 보았습니다.
새벽에는 제설이 안 될 것 같아서
백양사IC 와 내장산IC 쪽 대신에 정읍IC로 빠져 나와서
내장산으로 가는 새벽에 잠시 멈췄습니다.
역시 이른 새벽이라 여기도 제설은 안 돼 있고
사진 찍으려니깐 차 한 대만이 털털털 지나 갑니다.
본격적으로 내장사가는 입구로 들어설 무렵
아직도 푸르름을 가시지 않고
봄날 벚꽃 날리던 길은 지금은 눈꽃이 피어 있고
밤새도록 달린다고 수고한
기특한 란돌이도 넣어서 한 컷 찍고
설렁설렁 매표소로 가서는 표를 끊고
내장사 일주문 앞 주차장까지 걸어서 아니
그냥 차를 가지고 올라 갑니다.
단풍 나무위로 눈꽃 피어난 풍경이
기대 이상으로 아름답군요.
웬만해선 차에선 콜콜 자고 있는 집사람을 안 깨우는데
사람없는 이 길을 지금 보지 않고
나중에 나올 때 본다면 지금만큼 좋다는 보장이 없어서
부랴부랴 깨워 봅니다.
자다가 살짝 눈 떴다가
기가막힌 설경에 잠은 삽시간에 달아나고
차에서 내려서
아무도 없는 이 길을 걸어서
다시 차로 다시 걸어서
그렇게 일주문 앞 내장산 탐방안내소 주차장에 도착을 해서
왔던 길도
다시 같이 걸어서 왔다갔다 하면서
황홀한 풍경을 감상하고 나서
차에서 자는 막내 공주님도 깨워서
눈 내리는 내장사로 올라 갑니다.
엄마 여기 어디야?
자다 일어난 막내 공주님이 짜증이 날 법 한데도
잘 참고
엄마따라 졸졸졸 눈 구경 하면서
잘 다녀 줍니다.
지난 가을 있었던 화재로
내장사 대웅전은
안타깝게도 전소되어서
조금은 휑했던 모습이었습니다.
아직 잠이 덜 깼는지
막내 공주의 표정도
조금은 휑~하고
눈이 그칠 것 갔더니
산사의 눈발은 더욱 거세집니다.
소북히 눈은 다시 쌓여만 가고
아무도 찾는 이 없는
내장사를 조용히 둘러보고
다시 나가는 시간
뽀드득 뽀드득
우리들만의 눈 소리와
소리없이 내리는 눈을 맞으며
다음 전라도 겨울여행지인 백양사로 출발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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